음식이야기 ‘국물이야기’

국, 탕, 찌개, 전골은 무슨 차이가 있을까?

우리나라의 국물요리는 건더기의 양이나 끓이는 시간, 조리방법에 따라 크게 국, 탕, 찌개, 전골로 구분될 수 있습니다. 고기나 생선, 채소 등을 넣어 물을 많이 붓고 끓이면 국이 됩니다. 이 국을 더 오래 끓여 진한 국물을 우려낸 것이 탕, 국보다 건더기가 많고 갖은 양념으로 간을 세게 한 것이 찌개, 여러 재료를 전골용기에 담아 국물을 조금만 부어 볶듯이 끓이면 전골이 됩니다. 우스갯소리로 비싸고 크면 전골, 작으면 찌개라는
말도 있습니다. 한국의 전골과 비슷한 음식으로는 일본의 샤브샤브와 중국의 훠궈가 있습니다.

수프(Soup), 스튜(Stew)로 표현될 수 있을까?

 한·중·일 삼국에는 우리나라의 국, 찌개와 비슷한 음식이 있으므로 해석이 그리 어렵지 않으나 영어로는 번역이 녹록지 않습니다. 국은 수프로 대체할 수 있으나 본식을 먹기 전에 떠먹는 수프와 식사가 끝날 때까지 함께 먹는 우리나라 국의 의미와는 분명 차이가 있습니다. 찌개는 스튜로 번역될 수 있지만 건더기에 비중을 두는 스튜와는 다르게 국물 맛에 의미를 부여하는 찌개는 또 다릅니다. 수프나 스튜는 우리나라 국물요리의 시원한 맛 즉, 식재료와 국물이 어우러지는 깊은 맛의 감동을 담기에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 곰탕에는 곰이 들어있다?
  곰탕은 곰(Bear) 고기로 끓인 탕이 아닙니다. 곰탕의 ‘곰’은 ‘고다’에서 온 말로 고기나 생선을 진한 국물이 될 때까지 한참을 끓인 국을 말합니다.

✐ 눈물로 시작된 슬픈 음식 ‘부대찌개’
  한국전쟁이 끝난 뒤 주둔하게 된 미군부대에서 먹고 남은 버려진 햄과 소시지에 이것저것을 넣고 끓여낸 음식이 부대찌개의 시작입니다. 그 당시에는 배고픈 시절의 슬픔이 담긴 음식이었지만 지금은 갖가지 식재료가 풍성하게 더해져 우리나라의 음식으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의 향토음식 중 대표적인 국물요리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서울·경기도는 조선시대의 수도가 있었던 곳으로 양반음식문화가 발달하였고 양념을 많이 첨가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러한 대표적인 국물 향토음식으로는 설렁탕, 신선로, 조랭이떡국 등이 있습니다.
  강원도는 산간지역으로 옥수수, 메밀 등의 잡곡뿐만 아니라 해안가의 수산물이 풍부하고, 전체적으로 음식이 소박하고 구수한 편입니다. 이러한 대표적인 국물 향토음식으로는 감자수제비, 꾹저구탕 등이 있습니다.
  충청도는 내륙 산간의 산채와 버섯, 해안가의 굴, 조개 등의 해산물이 풍부하고, 음식이 담백하며 양념을 적게 사용해 자연의 맛을 중시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러한 대표적인 국물 향토음식으로는 청국장, 호박지찌개 등이 있습니다.
  전라도는 곡식과 해산물, 산채 등의 식재료가 풍부합니다. 더운 지방이라 간이 세고 매운 맛도 강한 편입니다. 이러한 대표적인 국물 향토음식으로는 콩나물국밥, 천어탕 등이 있습니다.
  경상도는 풍부한 해산물과 기름진 토양에서 재배된 농산물이 풍부하고, 음식은 대체로 맵고 간이 센 편입니다. 이러한 대표적인 국물 향토음식으로는 들깨토란탕과 고동국 등이 있습니다.
  제주도는 해산물이 풍부하여 바닷고기를 회나 국으로 또는 말려서 이용합니다. 내륙의 버섯, 고사리, 산나물도 음식의 재료로 활용하는데요, 이러한 대표적인 국물 향토음식으로는 고사릿국, 옥돔미역국 등이 있습니다.

                    [ 참고자료 :「우리 음식의 언어(한성우. 2016)」, 「음식잡학사전(윤덕노. 2007)」,
                                                             세계 식생활과 문화(최정희 외 5인. 2014)」, 한국영양학회(www.kns.or.kr) ]